*시간과 공간이 교차되며 현대에 사는 데미안이 수백년 전에 성에서 살던 딕의 영혼을 만나는 내용, 딕이 찾던 건 마을 사람들을 해치던 마녀, 마녀는 수백년 동안 살아온 팀 드레이크, 사실 잭 드레이크에겐 자식이 없었음







"이제 곧 할로윈이니까 무서운 이야기라도 해줄까?"

팀이 입을 열었음. 난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서워 드레이크. 데미안은 코웃음치며 새로 엄마가 재혼하며 생긴 형제 팀을 올려봄. 하지만 팀은 언제나처럼 어린 데미안을 무시하며 혼자 이야기를 시작함.

"우리 가족이 사는 이 낡은 호텔은 옛날에 옛날에 성이었어. 진짜 영주님이 사는 그런 고성말야. 영주님은 냉정하고 말수가 적었고 늘 혼자 고독했대. 그리고 그 영주님은 어느날 마녀에게 홀려 악마가 되어버렸다지. 주민들을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그래서 결국 화형을 당했대. 영주가 죽고나서 새로 칠한 회벽을 부숴보니 거기엔 수십명의 썩지 않은 시체가. 오늘처럼 비오는 밤에는 지금도 영주님의 영혼이 돌아다니며 희생자를 찾아 악마의 제물로 바친다지. 너처럼 어린 아이라면 더더욱 좋고."

"흥, 드레이크. 그런 케케묵은 이야기로 나를 두렵게 하려면 큰 착각이야. 좀 더 똑똑해지지 그래?" 

"겁주려고 한 게 아니라 나도 아버지께 어릴 적 들은 얘기야. 벌써 열한시야. 잘 자. 날 드레이크라 부르는 건 관두고. 너도 이제 드레이크니까. 촛불 켜두고 갈까?"

팀이 물어본 말에 데미안은 또 코웃음을 침. 

"됐으니까 어서 나가지 그래?"

귀여움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데미안의 말에 팀은 어깨를 으쓱임. 

"데미안, 밤엔 돌아다니지 말고 자. 손님이랑 마주칠 수도 있으니까."



구질구질해. 불꺼진 방에서 데미안은 천장을 보며 중얼거림. 짜증스러워 견딜 수 없었음. 소중한 어머니의 재혼도, 어머니의 재혼 상대 잭 드레이크가 운영하는 이 개인 호텔도, 현재 예일대 경영학과를 다니는 그 아들 팀 드레이크의 존재도.

자기자신도.
내가 좀 더 자란 남자였다면 어머니가 재혼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왜 난 아직 10살밖에 안 돼서. 둘이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어린 데미안은 자신의 무력함이 분했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아이는 한 팔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을 훔침. 데미안은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음.
아직도 이 낯선 방엔 익숙해지지 않았음. 예전엔 고풍스러운 클래식한 게 취향이었지만 이곳이 잭드레이크의 소유라는 것만으로도 데미안은 이 낡은 호텔이 싫었음. 어머니는 지금쯤 그남자와 같은 방에서 주무시겠지.

한동안 잠 못 이루던 데미안은 문득 팀의 당부가 떠오름. 최상층은 오너인 가족들이 사용하지만 그 아래층들은 관광객이나 손님들이 사용하니까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딴 것 알게 뭐람. 데미안은 바람 좀 쐬고 들어오기로 함. 안 그러면 못 잘 것 같아서.

복도는 어둑했지만 팀이 오지랖넓게 두고간 촛불을 들고 걸으니까 걷기 힘들진 않았음. 데미안은 계단을 걸어내려옴. 앞이 깜깜했지만 넘어지지도 않고 천천히. 그러다 발소리를 들었음. 가볍게 사부작대는 작은 발소리. 빠르게 뛰어다니는 소리를. 아무도 없는줄 알았던 복도에서 타인의 소리가 들리니 순간 등골이 섬칫했지만 데미안은 워낙 겁이 없는 아이라 호기심을 느끼고 이리저리 멀어지는 작은 발소리를 쫓아 뛰었음. 어린애 웃음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음.

호텔의 손님들이 깨든 말든 데미안은 뜀. 한참 뛰다가도 데미안은 몇번이고 발소리를 놓침. 하지만 동물같은 민첩함으로 아슬아슬하게 쫓았음.

웃음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림. 데미안은 약이 올라서 코너를 확 돌며 손을 확 뻗었음. 그리고 거기엔 노랑 망토를 입은 소년이 깜짝 놀란 채 서있었음.

"넌 뭐야?"

데미안이 날카롭게 묻자 노랑 망토에 녹색 아이마스크를 쓴 이상한 무대 공연 의상의 아이가 당황한 얼굴로 손을 확 뻗어 데미안의 입을 틀어막음. 

"쉿, 조용히 해."

데미안은 아이의 손을 떨치려고 했지만 걘 몸은 마른 주제에 힘이 참 셌음.

"조용히 해줄 거지? 난 로빈이야."

아이가 손을 떼며 숨죽여 자신을 소개함. 

"난 데미안."

데미안은 퉁명스레 또래의 소년을 봄. 저런 비리비리한 녀석이 자기보다 힘센 게 자존심 상하지만 호기심이 먼저였음. 

"넌 뭔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

데미가 물어봄. 

"나는 사실 이곳에 지내는 사람 하나를 조사하러 왔어.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의심이 있거든."

로빈이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함. 

"네가 뭐길래?"

데미안이 퉁명스레 묻자 로빈의 눈이 커짐. 

"세상에. 넌 어떻게 배트맨과 로빈을 몰라??"

바보를 보는 듯한 시선에 데미안은 순간 자존심이 좀 상했음. 데미안이 고담에 살게된 건 한 달도 안 된 기간인데. 그러고보니 아침 식사 시간에 팀이 그 아버지랑 시사면을 읽으며 배트맨 어쩌구 이야기를 했던 것 같기도. 로빈은 자신이 자경단원임을 말해줌. 

"자경단원? 그런 쓸데없는 걸 왜하는 거야. 바보냐?"

시니컬한 질문에 로빈은 뾰로퉁한 얼굴을 하는 대신 방긋 웃었음.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정의를 위해서 싸우기로 나는 맹세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 그보다 넌 위험하니까 이만 돌아가렴."

배트맨과 자신이 뒤쫓는 살인마는 위험하니까 돌아가라고 로빈이 말하자 데미안은 자존심이 상했음. 

"넌 나랑 또래잖아."

"그야 난 훈련받았지만 넌 안받았으니까."

딕의 말에 데미안은 잠시 입을 다무는가 싶더니 심술궂게 씩 웃음. 

"날 두고 가면 소리질러서 다 깨울 거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 > 未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슨딕) 뻘 잡담  (0) 2014.07.18
브루딕) 어느날 딕이 훌쩍 떠났으면  (0) 2013.12.02
숲딕) 뻘 잡담  (0) 2013.12.02
브루딕) 뻘 잡담  (0) 2013.12.02
브루딕,팀딕) 마녀  (0) 2013.12.02
연반딕) 가난한 서커스단장 꼬마딕이 괴물저택에서 살게됨  (0) 2013.12.01
Posted by 연화 로키도티르

*브루스는 오래되고 강력한 온혈흡혈귀, 그 아들 데미안 웨인은 사람이 죽을 때까지 피를 빤 적이 있어서 냉혈흡혈귀지만 지금은 개심, 팀은 세이렌, 제이슨은 늑대인간

*연반설정




웨인가의 저택에 들어간 아이 중 돌아온 사람은 없어. 으레 어둡고 오래된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는 태도로 사람들이 쉬쉬하며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굳이 그런 소문이 없더라도 높은 동산 위에 위치한 웨인저택은 낮에도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운 데가 있어서 그 동네에 사는 어린애들 중 웨인가의 사유지에 들어가는 아이는 없었다. 그때까지는.

웨인저택에 얽힌 수많은 소문들을 떠올리며 검은 머리 소년, 딕은 옛날 동화 속에 나오는 마녀의 궁전처럼 우중충한 저택 정문을 올려보곤 침을 삼켰다. 지하실에 사람 잡아먹는 식인귀를 키운다는 소문을 믿을 만큼 어리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두운 괴담들에 완전히 자유로울만큼 성숙하진 못한 나이였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딕은 자신이 여기까지 온 이유를 떠올렸다. 딕은 망해버린 할리 서커스단의 소유주였다. 딕이 받은 서커스단은 재산이라기보다 단장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한테 떠넘기고 간 짐덩어리에 가까웠지만 딕은 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매일 열심히 늙은 서커스 동물들을 돌보고 낡은 놀이기구를 손보았다. 하지만 서커스단이 자리잡은 공터는 웨인가의 사유지였고, 삼일전 관리인에게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고 유일한 단장이자 단원인 여덟살 소년은 이 상황을 해결할 돈도, 법적 지식도 없었다. 어차피 놀려두는 공터니까 저택 주인을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부탁하면 되겠지. 세상 모르는 아이의 발상이란 겨우 그 정도였다. 

딕은 옷 트렁크에서 가장 단정해보이는 셔츠와 반바지를 꺼내입고 멜빵까지 맸다. 머리는 물을 묻혀 뒤로 전부 넘겼다. 이만하면 돌아가신 엄마도 자랑스러워하실 모습 같았다.

사실 딕은 굉장히 긴장해있었다. 소문 무성한 웨인 저택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어린애를 보면 지팡이를 휘두르는 괴팍한 노인만 아니면 좋을 텐데. 

딕은 침을 꿀꺽 삼키며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저택의 노집사가 나왔다. 

"미리 약속하고 오셨습니까?"

"아뇨."

"주인님께는 무슨 용건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집사는 딕을 흘끗 보곤 소년을 정중히 응접실로 안내했다. 

"주인님은 잠시 회사 일로 외출하셔서 곧 돌아오실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아무 것도 만지지 마시고 다른 방에도 절대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간단한 간식을 가져다준 집사는 몇 번이고 당부한 후에 사라졌다.

딕은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지만 남의 집에서 맘대로 돌아다니는 예의없는 아이는 아니었다. 




귀찮으니까 여기부터 썰로. 




딕이 혼자 소파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며 과자 오독오독 씹어먹는데 갑자기 창 밖에서 무거운 게 질질 끌리는 소리와 크릉거리는 짐승 소리가 들림. 딕은 조심스레 밖을 내다봤음. 거기에 커다란 늑대가 발목에 매인 덫 때문에 피를 줄줄 흘리며 정원을 천천히 걷고 있었음. 딕은 놀라서 숨을 삼키며 얼른 창문 뒤로 숨음. 근데 늑대가 바닥에 철푸덕 쓰러지는 소리가 들림. 

딕은 잠시 시계를 보고 고민하다가 후다닥 나와 정원으로 나감. 아까전 자리에 늑대는 없었지만 피가 바닥에 줄줄 흘러 자국을 남기고 있었음. 딕은 핏자국을 따라감. 분수대 앞에 누운 커다란 회색 늑대가 혀를 빼물고 물을 할짝대고 있다가 딕의 발소리를 듣고 이를 드러내며 크릉거림. 보통 아이같으면 집채만한 늑대에 놀라 벌써 도망갔겠지만 딕은 서커스단의 맹수들을 돌보고 교감하는데 익숙해져 이런 늑대를 봐도 전혀 겁먹지 않았음.

"발목에 덫을 풀어주려고 그래."

딕이 침착하게 말했고 늑대는 여전히 크릉거렸지만 딕이 천천히 원을 좁혀 다가오는 것에 더 적대감을 내보이진 않았음. 아주 늦은 속도로 딕이 늑대의 지척까지 왔을 때 늑대는 딕을 빤히 보다가 고개를 숙였음. 딕은 긴장하면서 손을 뻗어 늑대의 상처입은 왼쪽 앞발을 건드렸음. 늑대가 펄쩍 뛰며 으르렁댐. 그치만 나이든 사자를 키우고있는 딕에겐 '널죽여버리겠다닝겐'이 아니라 '살살잡아씹새야' 같은 뉘앙스 차이가 들려서 안심하면서 조심조심 덫을 잡아 벌려 늑대의 발을 풀어줬음.

상처는 매우 깊고 아파보여서 딕은 자기도 모르게 윽 하고 질린 소리를 냄.

이제 발이 자유로워진 늑대가 고개를 들고 딕의 목덜미를 확 잡아 물었음. 상처내지 않게 살짝 물었다 놓은 늑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원 깊은 곳으로 달려가버렸음.

딕은 조금 얼떨떨한 심정으로 응접실에 돌아옴. 손에 늑대의 피가 잔뜩 묻었는데 화장실이 어딘지 몰라서 손을 씻을 수도 없었음. 손이 지저분해져서 과자도 못 먹고 딕이 멀뚱거리며 있는데 우당탕 소리가 나며 성큼성큼 발소리가 가까워짐. 

갑자기 문이 확 열리고 넥타이를 풀며 날카로운 인상에 머리가 짧은 남자가 들어와 딕을 아래위로 훑어봄. 

"네놈이 아버지를 찾아온 녀석이냐?"

사내가 성난 얼굴로 딕을 노려보고 눈이 마주쳤을 때 딕은 뱃속이 차갑게 얼어붙는 기분을 느꼈음. 아까 거대한 늑대를 보고도 태연하던 딕은 그대로 기절함 




"아 미친 형새끼야 어린앨 괴롭혔냐?"

"괴롭히긴 무슨, 손가락 하나 안 댔는데 저 쥐좆만한 애새끼 혼자 넘어갔거든?"

"뻥까시네! 인간아인간아 철 좀 드세요. 게다가 어린애보고 못하는 소리가 없네."

막 목소리높여 싸우는 소리가 들림. 딕은 푹신한 침대에서 정신을 차림. 

"쉿, 애 일어났다."

차분한 목소리도 들려옴. 눈을 떴을 때 딕의 옆엔 휠체어에 앉은 하얀 피부의 청년이 있었고, 그 앞엔 아까 딕이 보고 기절한 덩치큰 남자랑 사납게 생긴 긴 후드티의 고등학생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음. 이상하게 아까만큼 무서운 기분은 들지 않았음. 

둘째 팀이 몸은 좀 괜찮냐고 물어와 고개를 끄덕임. 아마 이 사람이 이곳에서 가장 상냥한 사람 같아서 마음이 놓였음. 연이어 제일 키 큰 남자 데미안이 못마땅한 얼굴로 딕에게 왜 여기 왔냐고 물었고 딕은 브루스 웨인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고 말함. 

"뭔데? 나한테 말해봐."

자기가 브루스의 아들이라며 데미안이 나섬. 딕은 자기 사정을 얘기했고 아직 여덟살밖에 안 된 애가 서커스단을 맡아 혼자 살고있단 말에 다들 놀람. 

"안 됐네, 좀 살게해줘라."

눈매 사나운 고딩 제이슨이 아까부터 왼쪽 소매에 가린 손목을 문지르며 툭 내뱉음. 제이슨은 성깔있어 보였지만 아까부터 은근히 딕에게 호의적으로 굴고있었음. 보통 타인에게 까칠한 제이슨 답잖은 태도에 데미안은 딕 손에 말라붙은 피를 힐끗 보고서 상황을 파악했음.

하지만 가장 상냥해 보이는 팀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함. 

"사정은 딱하지만 그렇게 모두의 사정을 봐줄 수는 없어. 아무 대가도 없이 웨인가에 손을 벌리는 사람은 많아. 그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진 못해."

"그치만..."

딕은 우물거리다 입을 다물었음. 데미안은 못되게 생긴 얼굴에 비해 잔정이 많은지 팀이 어린애에게 딱 잘라 거절하자 본인도 놀란 표정으로 팀을 돌아봄. 제이슨은 아예 대놓고 '와, 인간도 아냐' 하는 시선임. 하지만 딕이 쓰고있는 땅 임대료가 어마어마하다는 건 분명했음. 여태 쓴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 > 未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슨딕) 뻘 잡담  (0) 2014.07.18
브루딕) 어느날 딕이 훌쩍 떠났으면  (0) 2013.12.02
숲딕) 뻘 잡담  (0) 2013.12.02
브루딕) 뻘 잡담  (0) 2013.12.02
브루딕,팀딕) 마녀  (0) 2013.12.02
연반딕) 가난한 서커스단장 꼬마딕이 괴물저택에서 살게됨  (0) 2013.12.01
Posted by 연화 로키도티르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